과학적 근거보다 심리적 요인이 더 크다. 오늘은 "설탕이 아이들을 hyper하게 만든다"는 속설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과학적 연구들은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그리고 아이들의 행동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진짜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어린아이가 생일 파티에서 케이크와 사탕을 먹은 후 한층 더 활발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본 부모들은 흔히 "설탕 때문에 흥분했구나!"라고 생각하곤 한다. 부모나 교사들 사이에서도 "설탕을 먹으면 아이들이 과잉행동을 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과연 과학적으로도 이것이 사실일까?
사실, 설탕이 아이들의 과잉행동(hyperactivity)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설탕과 행동 변화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부모의 기대, 환경적 요인, 아이의 기질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설탕이 아이들을 Hyper하게 만든다는 속설은 어디에서 왔을까?
설탕과 과잉행동의 관계에 대한 믿음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가설에 기초하고 있다.
① 1973년, 페잉골드 박사의 식이요법 가설
1973년, 미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알레르기 전문가인 벤자민 페잉골드(Benjamin Feingold) 박사는 특정 음식 첨가물(인공 색소, 보존제 등)이 일부 어린이들의 행동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설탕도 이 범주에 포함되었고, "설탕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믿음이 퍼지게 되었다.
하지만 후속 연구들은 페잉골드 박사의 가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설탕이 아이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점을 밝혀냈다.
② 부모의 기대 효과 (Expectation Effect)
부모들은 "설탕을 먹으면 아이가 흥분할 것이다"라고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는 설탕을 먹지 않아도, 부모가 그렇게 믿으면 아이의 행동을 과잉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위약 효과(Placebo effect) 와 비슷한 심리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즉, 설탕이 과잉행동을 유발한다고 믿는 것이 아이의 행동을 다르게 보이게 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과학적 연구 결과: 설탕과 Hyperactivity는 관련이 없다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설탕이 아이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설탕이 과잉행동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① 1995년, 메타 분석 연구
1995년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23개의 개별 연구 결과를 종합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설탕 섭취가 아이들의 행동에 미치는 유의미한 영향은 발견되지 않았다.
심지어 ADHD가 있는 아이들조차도 설탕 섭취 후 특별한 행동 변화가 없었다.
② 부모의 기대가 아이의 행동 평가에 미치는 영향
한 실험에서는 부모들에게 아이가 설탕을 먹었다고 믿게 한 후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도록 했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설탕이 포함되지 않은 음식을 먹였지만, 설탕을 먹었다고 믿은 부모들은 아이가 더 활동적이고 산만해졌다고 평가했다.
즉, 부모의 인식이 아이들의 행동을 다르게 해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③ ADHD와 설탕: 직접적인 연관성 없음
ADHD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종종 설탕이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생각되지만, 연구 결과는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
ADHD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설탕 섭취와 행동 변화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설탕이 직접적으로 아이들을 Hyper하게 만든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진짜 요인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왜 어떤 아이들은 특정 상황에서 유난히 활발하게 행동하는 걸까?
① 환경적 요인: 분위기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은 설탕을 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파티나 놀이 시간처럼 신나는 환경에 있기 때문에 더 활발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생일 파티에서는 설탕이 들어간 케이크를 먹기 때문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자연스럽게 에너지가 높아지는 것이다.
② 음식이 아닌 수면과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수면 부족,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습관 등이 아이들의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설탕을 먹어서가 아니라, 평소 생활 습관이 아이의 에너지 수준을 결정한다.
③ 혈당 변화가 일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단순 탄수화물(설탕, 사탕, 초콜릿 등)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고,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일부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피곤함을 느끼거나 예민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Hyperactivity와 동일한 것은 아니며, 지속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설탕이 아니라 기대와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설탕을 먹으면 아이들이 과잉행동을 한다"는 속설은 오랜 시간 동안 퍼져왔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 아니다.
설탕이 직접적으로 Hyperactivity를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부모의 기대, 환경적인 요인, 아이의 기질과 같은 심리적·사회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 설탕이 Hyperactivity를 유발한다고 믿는 이유
부모의 기대 효과(Expectation Effect)
생일 파티 같은 흥분된 환경적 요인
혈당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에너지 변화
📌 아이들의 건강한 행동을 위해서는?
✅ 균형 잡힌 식습관 유지하기 (단순히 설탕을 제한하는 것보다 영양 균형이 중요)
✅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 갖기
✅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설탕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전반적인 생활 습관이다
설탕이 Hyperactivity를 유발한다는 속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며, 실제로는 부모의 기대 효과와 환경적인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이 활발하게 행동하는 것은 설탕 때문이 아니라, 특정한 상황(예: 생일 파티, 놀이 시간)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일일 가능성이 크다.
설탕 섭취를 무조건 금지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습관, 충분한 수면, 신체 활동을 포함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모로서 아이들의 행동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그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접근 방식일 것이다.